폭우

이      름 남도그라피 작 성 일 2020-08-11 조 회 수 1011634

[폭우]   --------  남도그라피

 

지속되는 장마 속
연이어 퍼붓는
빗줄기
 
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
베란다 바닥을
질펀하게 덮은 채 방향 잃고
제자리에서 빙빙 맴돌고 있다
매마른 대지에 수척해져
소생할 여지조차 없던
보고픔
휘날리는 물보라 속에
생기 얻더니
점점 또렷해진다
 
물이 나가는
구멍의 거름망 걷어내니
소용돌이치기만 할 뿐
좀처럼 빠져나가질 않는다
질펀한 물바다에
비친 그대 모습
온통 마음 뒤덮어
울적한 숨 고르기 위해
자꾸 가슴 쓸어내린다.
 
 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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